인간관계2 哀而不悲 (애이불비) 두 번의 마음을 보여줄 수 있다면 넌 그 시절을 살게 해. 가끔 뒤집어 쓰는 무지개는 너와의 그 시절을 살게 한다. 아름답게 뒤섞인 파란 하늘 아래 조금은 지면에 가까운 듯한 가라앉은 무지개. 아침부터 밤까지 모든것이 완벽했던, 사진처럼 찍혀 한켠에 남아버린 그 순간이. 날 그리워하게 널 기억해내게 무지개 뒤 숨은 흰붉은 햇살이 묻는다. 내가 너에게 기쁨을 안겨줘야 하는지, 슬픔을 가져다 주어야 하는지. 둘다 주거라 허나 내겐 아주 작은 행복과 큰 슬픔을 주거라. 네가 아주 작은 슬픔과 큰 행복을 가질 수 있게. 같은 풍경을 보고 내 바짓가락 하나 떠올려 준다면 난 그걸로도 괜찮으니. 아직까지도 유일한 내 특별한 너기에 -----------------------------------------------.. 2020. 12. 4. 물에 젖은 솜털 가까웠던 사람이 멀어진다. 나란하던 삶의 어깨가 조금씩 떨어지더니 어느새 다른 길을 걷고 있다. 특별한 일이 생겨서라기보다 특별한 일이 없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마음이 맞았다가 안 맞게 되었다기보다, 조금씩 안 맞는 마음을 맞춰 함께 있는 것이 더 이상 즐겁지 않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이쪽이 싫기 때문이 아니라 저쪽이 편안하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한때 가까웠으므로 그런 사실을 털어놓기가 미안하고 쑥스럽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그래서 어쩌다 만나면 서로 속내를 펼쳐 보이는 대신 겉돌고 맴도는 이야기만 하다 헤어진다. 삶이 멀어졌으므로 기쁨과 슬픔을 공유하지 못한 채 멀어진다. 실망과 죄책감이 찾아오지만 대단한 잘못을 한 건 아니므로 쉽게 잊는다. 그런 일이 반복되고, 어느 날 무심하고 냉정해진 자신을 발견하.. 2020. 12. 4.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