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적기2 너무 훌쩍 큰걸까 저녁밥을 먹고, 동생은 뜬금없이 나에게 물었다. “언니는 어렸을 때 어땠어? 행복했어?” 세월도 참 빠르다. 내 등에 업혀 있고 싶어 하던 때가 있었는데 어느덧 내 가슴 정도의 높이까지 키가 훌쩍 컸다. 12살인 동생의 행복하냐고 묻는 말이 뭐가 그리 어려운 질문이라고 한참을 고민했는지 “그러게, 행복했던가” 멋쩍은 웃음을 보였다. 이런 내 모습을 본 ᄃ.. 2020. 11. 13. 내가 담고 싶은 것 꿈을 꾸었다 카메라를 들고있던 어린 아이 사진기의 초점이 다시 한번 맞추어지고 셔터 소리와 함께 하늘은 인화되어갔다 인화된 하늘의 색은 진해지더니 결국 암흑으로 사진에 담기게 되었다 아마 밝기를 맞추지 않은 탓이었나 나는 하늘을 담으려 했다 고작 이 카메라 하나로 분명 긴 공백은 아니었는데 넌 소심한 거 같아 하는 말에 괜히 소심해지고 넌 좀 자존감이 낮은 거 같아 하는 말에 괜히 내가 못나 보여 모두가 표정이 없었다 생각을 비우고 싶었다 그렇지만 비우는 것도 잠시뿐 나는 또 하늘을 담으려고 카메라를 들었다 . . . 2020. 11. 8.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