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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 사람들세상/꾸꾸야 얘기 들어볼래 ?

너무 훌쩍 큰걸까

by 징꾸꾸 2020. 11. 13.

 

 

 

 

저녁밥을 먹고, 동생은 뜬금없이 나에게 물었다.

“언니는 어렸을 때 어땠어? 행복했어?”

세월도 참 빠르다. 내 등에 업혀 있고 싶어 하던 때가 있었는데 어느덧 내 가슴 정도의 높이까지 키가 훌쩍 컸다.

12살인 동생의 행복하냐고 묻는 말이 뭐가 그리 어려운 질문이라고 한참을 고민했는지

“그러게, 행복했던가” 멋쩍은 웃음을 보였다.

이런 내 모습을 본 동생은 내 어릴 적 사진들을 보고 싶다고 했다.

무슨 바람이 들어 갑자기 이런 질문과 내 어릴 적이 궁금했는지 모르지만

나도 오랜만에 추억팔이나 해야지 하는 마음으로 사진첩을 꺼내고,

엄마와 동생 그리고 나는 함께 이불에 누워 구경했다.

나라고 믿기지 않을 정도로 활짝 웃고 있던 모습,

지금의 모습과는 너무 다른 개구쟁이 같던 모습,

무엇이 행복했길래 치아가 다 보일 만큼, 눈은 사라질 만큼 웃었던 걸까.

 

사진 속 엄마의 품에 안겨있던 내 모습은 참 행복해 보였다.

젊었던 엄마의모습도 지금과는 사뭇 다르게 행복한 듯 웃고 계셨다.

엄마는 그 사진을 보며 조용히 옆에서 속마음을 속삭이듯 말씀하셨는데

 

‘ 저 때는 행복했는데, 돌아가고 싶은데 돌아가고 싶지 않네. 다 놓고 싶다.. ’

들리지 않을 것만 같은 소리가 내 귀에는 너무나도 선명히 들렸다.

나는 아무 말을 하지 못하고, 사진을 마저 다 보고서 방에 들어왔다.

인생이라는 것에 대해 고민하지 않고, 하고 싶었던 것들을 하며 살아가던 그때,

가끔은 숙제도 하지 않고, 친구들과 놀러 가던 그때,

하지만 현재는 인생이라는 것에 신중해지며 고민을 하게 되고,

현실의 벽에 부딪혀 선택의 폭은 넓지만 갈 수 있는 길은 많지 않은 듯한 느낌.

웃음기는 사라지고, 각자만의 방식대로 나아가기에 바쁜 우리.

 

 

" 현실의 벽에 부딪혀 선택의 폭은 넓지만 갈  수 있는 길은 좁아지는 느낌,

웃음기는 사라져 가고, 앞만 바라보며 각자만의 방식대로 나아가기에 바쁜 우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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