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8 하늘 항상 정해진 시간에 산책을 하다 날씨가 너무 좋은 탓에 일찍 운동을 나왔다. 먹구름 뒤로 비치는 하얀 구름들이 노을을 머금고 잔뜩 주황빛을 뿜고 있었다. 오르골을 들으며 한걸음 한걸음 걷다 보니 정말 만화 속에 들어온 것처럼 내가 보는 하늘은 그림처럼 이뻤다. 아무 생각 없이 그저 하늘만 바라봤을 뿐인데 가슴이 뻥 뚫린 것처럼 시원하기도 했다. 오랫동안 보고 싶어 카메라에 사진을 남겼는데 실제 보는 거와는 다르게 작은 박스에서 보이는 하늘은 내가 본 만큼 이쁘진 않았다. 좋아하는 친구들에게 같은 순간을 보여주고 싶어 사진을 보냈다. 하늘을 본 게 언제였는지 별을 보던 게 언제였는지 머쓱해하는 친구들을 위해 조금이나마 여유를 주고 싶어서였을지도 모른다. 최근에 날씨와 관련된 영화 애니메이션을 본 적이 있는.. 2021. 8. 20. 퍼즐 조각이 맞추어지도록 행동하도록 해 언제부터인가 사람들이랑 얘기하는 것이 좋았다 듣고 말하는 것, 각자 개개인의 고민들이 있지만 나는 그 아픔의 깊이를 당사자만큼 잘 느끼지 못한다는 것에 안타까움을 느낄 뿐이다 이해하려고 해 내가 그 상황이 됐을 때처럼 자기 전에 천장을 바라보는 게 문득 습관이 되어버렸다 사람들이 말하는 속속의 이야기들이 천장에 그림처럼 그려졌기 때문이다 누군가 묻는다 " 너 지금 뭐하고 있어 ? " 나는 말한다 " 나 그냥 멍때리면서 천장봐 :" 간단한 변명이면서도 현실에서 잠깐 멀어지기 위한 행동일지도 모른다 시간이 멈췄더라면 나는 무얼 하고 있을까 이기심에 가득 차 금은방을 털고 있진 않을까 아니면 정말 좋아하던 사람한테 가서 사랑한다고 고백했을까 또 이것이 아니면 먹고 싶었던 음식들을 한번식 맛보고 버렸었을까 아니.. 2020. 12. 10. 哀而不悲 (애이불비) 두 번의 마음을 보여줄 수 있다면 넌 그 시절을 살게 해. 가끔 뒤집어 쓰는 무지개는 너와의 그 시절을 살게 한다. 아름답게 뒤섞인 파란 하늘 아래 조금은 지면에 가까운 듯한 가라앉은 무지개. 아침부터 밤까지 모든것이 완벽했던, 사진처럼 찍혀 한켠에 남아버린 그 순간이. 날 그리워하게 널 기억해내게 무지개 뒤 숨은 흰붉은 햇살이 묻는다. 내가 너에게 기쁨을 안겨줘야 하는지, 슬픔을 가져다 주어야 하는지. 둘다 주거라 허나 내겐 아주 작은 행복과 큰 슬픔을 주거라. 네가 아주 작은 슬픔과 큰 행복을 가질 수 있게. 같은 풍경을 보고 내 바짓가락 하나 떠올려 준다면 난 그걸로도 괜찮으니. 아직까지도 유일한 내 특별한 너기에 -----------------------------------------------.. 2020. 12. 4. 주춤거려도 괜찮아 장애물이 존재하지 않는 길은 없다. 얻고자 하는 것이 크다면 장애물은 더욱 크고 무겁다. 고수와 하수의 차이는 장애물을 미리 예측하느냐 안 하느냐에 따라 나누어진다. 출발점은 고수와 하수 동일하다. 하지만, 고수는 출발하기 전 자신이 가야 하는 길에 장애물이 있다는 것을 미리 예측하고 출발한다. 그렇기에 갑작스러운 장애물을 직면해도 당황해하지 않고 떳떳하게 장애물을 넘는다. 하지만, 하수는 장애물을 예측하지 않고 출발에만 집중한다. 장애물을 만나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발버둥 친다. 그렇지만 문제는 좀처럼 해결되지 않는다. 결국 출발점으로 다시 돌아가거나 포기하는 불상사가 생긴다. 주변에 성공한 사람들을 많이 보았다. 그들은 사소한 것에도 장애물이 있다는 것을 미리 알고 행동한다. 또한, 장애물의 크기가.. 2020. 12. 4. 대화를 잘하려면 어떻게 해야할까 진정한 대화의 기술은 맞는 곳에서 맞는 말을 하는 것뿐 아니라, 안 맞는 곳에서 하지 말아야 할 말을 불쑥 해버리지 않는 것까지도 포함한다. 의견이 다르다고 해서 적이 되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 현명함의 비결은 보지 말아야 할 것이 무엇인지 아는 데 있다. 행동의 결과를 감당하기 어렵다면 새로운 눈을 가져야 할 시간일지도 모른다. 다시 말해 지금 그대로의 풍경을 새로운 눈으로 바라봄으로써 괴로운 상황에서 벗어나는 것이다. 이기심은 자기 삶을 원하는 대로 사는 것이 아니다. 남들에게 자기가 원하는 대로 살아달라고 요구하는 것이다. 겸손한 사람이 되기 위해서 남의 발 밑에 깔릴 필요는 없다. 평화롭게 살려면 아는 것을 다 말하지 말고, 보는 것을 다 판단하지 말아야 한다 나는 삶의 과정을 단 한 차례 지난다.. 2020. 12. 4. 물에 젖은 솜털 가까웠던 사람이 멀어진다. 나란하던 삶의 어깨가 조금씩 떨어지더니 어느새 다른 길을 걷고 있다. 특별한 일이 생겨서라기보다 특별한 일이 없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마음이 맞았다가 안 맞게 되었다기보다, 조금씩 안 맞는 마음을 맞춰 함께 있는 것이 더 이상 즐겁지 않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이쪽이 싫기 때문이 아니라 저쪽이 편안하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한때 가까웠으므로 그런 사실을 털어놓기가 미안하고 쑥스럽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그래서 어쩌다 만나면 서로 속내를 펼쳐 보이는 대신 겉돌고 맴도는 이야기만 하다 헤어진다. 삶이 멀어졌으므로 기쁨과 슬픔을 공유하지 못한 채 멀어진다. 실망과 죄책감이 찾아오지만 대단한 잘못을 한 건 아니므로 쉽게 잊는다. 그런 일이 반복되고, 어느 날 무심하고 냉정해진 자신을 발견하.. 2020. 12. 4. 이전 1 2 다음